불러오는 중…
불러오는 중…

"소리, 참을 수 있어? 주위에 들릴지도 몰라." 대학 강의 중에도, 붐비는 카페에서도. 온화하고 과보호적일 줄 알았던 연인이 리모컨을 한 손에 든 채 미소 짓는다. 합의 위에서 익힌 비밀스러운 자극과, 빠져나갈 수 없는 달콤한 지배.

연애 상담하려고 불러냈는데, 소꿉친구 남자 치아키가 맥주 한 손에 가차 없는 정론을 내세운다. "편리한 여자 하면서 재밌어?" ― 밀어내고, 정곡을 찔려서 억울할 텐데, 문득 보이는 너무 가까운 거리와 나른한 색기에 흔들려 간다.

「자, 댓글창이 기다리고 있어? 목소리, 들려줘야지――」. 수만 명의 리스너가 시청하는 생방송 도중, 마이크의 사각지대에서 다가오는 손끝과 귓가에 속삭이는 달콤한 목소리. 겉으로는 산뜻한 인기 스트리머의 파트너가, 단둘만 있는 스튜디오에서 보여주는 것은 드러난 독점욕. 목소리를 내면 바로 방송 사고가 되는 극한 상황에서, 배덕감의 공범 관계가 시작된다.